오피니언 뉴스

의사-환자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

인터넷과 AI의 발달로 환자들의 의료 정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에는 의사만이 알 수 있었던 전문 지식을 이제 누구나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의사-환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자가 진단 후 처방까지 요구하기도 하고, 의료진의 판단을 의심하는 경우도 늘었다. 하지만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봐야 한다. 정보를 아는 환자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치료 순응도도 높일 수 있다. 핵심은 권위에 기반한 관계에서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의료 AI, 규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서

최근 의료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규제 당국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기존의 의료기기 인허가 체계로는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적절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FDA는 이미 '사전승인(Pre-Cert)' 프로그램을 통해 AI 의료기기에 대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을 실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식약처를 중심으로 적응형 AI 의료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것은 규제가 혁신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동시에 환자 안전이라는 대원칙도 양보할 수 없다. 이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우리 시대 규제 당국의 숙제다.

작은 병원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많은 병의원들이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건비 상승, 의료수가 동결, 환자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감에 의존하는 경영 관행에 있다. 환자는 늘었는데 병원 매출은 제자리라면, 하루 종일 진료에 매달려도 성장이 멈춰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병원 경영과 마케팅의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박병상, 서준범 두 전문가가 뭉쳐, 정체된 '작은 병원'을 '거인'으로 도약시킬 실전 지침서 『작은 병원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멈춘 병원과 건너간 병원』을 출간했다.이 책은 매일 아침 하얀 가운을 입고 진료실에서 고군분투하며 스스로를 '성공한 원장'이라 위로하는 개원의들에게 뼈아픈 직언을 던지며 시작한다. 병원 문을 닫는 순간 매출이 멈추고 원장이 자리를 비우는 순간 시스템이 마비된다면, 그는 경영자가 아니라 스스로 만든 정교한 감옥에 갇힌 ‘고액 시급의 기술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구 감소와 급변하는 의료 정책, AI 시대의 도래 등 거대한 지각변동 속에서 이제 ‘의술’ 하나만으로 버티던 시대는 끝났음을 냉정하게 진단한다.책은 병원의 진정한 성장을 단순한 '덩치 키우기'가 아니라, 원장의 손을 떠나서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채워가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실전 경영 전략을 총 5장(본질, 시스템, 브랜드, 성장, 영속)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풀어냈다.▲제1장 본질에서는 환자를 단기 현금 흐름이 아닌 장기 신뢰 자산으로 보는 마인드셋의 전환을 촉구하며 ▲제2장 시스템에서는 "직원 구하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의 진짜 원인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 부재에 있음을 꼬집는다. 원장의 직관과 잔소리를 버리고 '데이터와 매뉴얼'을 통해 조직이 굴러가게 하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한다.이어 ▲제3장 브랜드에서는 밑 빠진 독에 광고비를 붓는 대신, 환자가 겪는 어떠한 불쾌함도 허용하지 않는 디테일한 ‘경험 디자인(PX)’을 통해 신뢰를 파는 방법을 다루며 ▲제4장 성장에서는 골든타임을 포착한 다각화 전략과 아날로그를 벗어난 스마트 병원으로의 도약 로드맵을 그려낸다. 마지막 ▲제5장 영속에서는 정책의 파도를 타는 초격차 전략부터 대형 병원을 이기는 강소 병원의 뾰족한 전략, 가족 경영과 승계 문제까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이번 신간은 보건학 박사이자 수십 년간 수많은 병원의 흥망성쇠를 현장에서 지켜본 경영 컨설턴트 박병상 대표와, 화려한 이론보다 내일의 내원율을 바꾸는 콘텐츠의 힘을 증명해 온 의료 브랜딩 전문가 서준범 작가의 통찰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저자들은 "많은 원장들이 병원이 작다는 것을 핑계 삼지만, 오히려 작기 때문에 환자를 더 깊게 알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며 "과거에 머물 것인가, 미래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제 의사의 옷을 벗고 경영자의 갑옷을 입고 병원을 다시 설계하라"고 조언한다.비슷한 시기에 개원했음에도 정체된 병원과 꾸준히 성장하는 병원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지역 생태계를 주도하는 거인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