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도수치료,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5월27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정부가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료계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을 위한 고시 개정을 강행하려는 일방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의협은 아울러 이러한 독단적 결정이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의료현장의 지속가능성을 통째로 흔들 수 있다는 것을
5월27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정부가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료계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을 위한 고시 개정을 강행하려는 일방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의협은 아울러 이러한 독단적 결정이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의료현장의 지속가능성을 통째로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의협은 다음과 같은 점을 복지부에 요구했다.
첫째, 관행수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무늬만 급여화'를 재검토하라.
정부는 비급여 관리 강화와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급여화'라는 허울 좋은 이름 뒤에 숨은 '치료 통제 정책'에 불과하다. 거론되는 수가 수준은 실제 의료현장의 관행수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여, 치료에 투입되는 시간·인력·시설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95%라는 기형적으로 높은 본인부담률까지 적용된다면 환자의 실질적인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결국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구조가 될 뿐이다.
둘째, 부실한 저수가 구조는 정상적인 진료를 위축시키고 양질의 의료기관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다.
도수치료는 숙련된 전문 인력과 충분한 치료 시간이 필수적인 영역이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체계가 강제된다면 의료기관은 정상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던 의료기관의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의료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외면한 비용 억제 중심의 정책은 의료현장의 붕괴를 초래할 뿐이다.
셋째, 정부와 보험자 중심의 '기울어진 협상'을 멈추고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을 경청하라.
수가와 세부 기준은 임상적 특수성과 의료현장의 현실이 명확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과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 논리만을 앞세운 채 실제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을 형식 수렴에 그치며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재정 논리와 행정 편의주의가 의료의 본질과 의학적 전문성을 훼손해서는 결코 안 된다.
넷째, 비용 통제 중심의 획일적 규제는 질환의 중증화를 유발하고 사회적 의료비를 폭증시킬 뿐이다.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질환과 만성 통증, 수술 후 재활 등 환자의 기능 회복을 위해 폭넓게 활용되는 필수적인 치료다. 환자 상태에 맞게 적기에 시행되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에도 획일적인 잣대로 치료 이용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질환의 만성화와 중증화를 초래하여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과 국민 건강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섯째, '풍선효과'를 빌미로 한 과도한 비급여 통제정책을 경계한다.
정부가 도수치료 규제 이후 체외충격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의 이동을 우려하는 것 자체가 이번 정책의 비합리성을 방증한다. 민간 보험사의 손해율 문제를 이유로 특정 비급여 항목을 반복적으로 규제하려는 흐름은 비급여 진료 전반에 대한 과도한 통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국민의 치료 선택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다.
실손보험 손해율 문제는 잘못된 상품 설계와 세대별 보장 구조, 보험사의 부실한 지급심사 등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된 것임을 정부도 분명히 알 것이다. 그럼에도 그 책임을 의료기관과 국민에게만 전가하며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뿐더러 명백한 책임전가이다. 정부는 단기적인 재정 통제 정책에서 벗어나 국민 건강과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
따라서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 가능한 제도인지 충분히 검토한 후 의료계와의 실질적인 협의를 거쳐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금과 같이 국민 건강과 의료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관리급여 도입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향후 발생할 환자 피해와 물리치료 분야의 위축, 풍선효과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본 협회는 뜻을 함께하는 환자 및 소비자단체들과 연대하여 관리급여 제도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국민들께 지속적으로 알리고, 국민 건강과 의료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낼 수 있는 올바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