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힘은 나무로부터 온다. 나무(木)는 부드러운 흙(土)과 물(水), 그리고 눈부신 햇빛의 힘으로 산과 들을 생명의 초록바다로 바꾼다. 그리고 그 사이를 봄바람이 새 손님으로 가로지른다.
중국 초나라 장왕 때 남곽(호는 자기)이란 사람은 장자가 존경하고 따르던 사람인데, 장자 제물론(齊物論)에서 그는 ‘바람’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있다.
“땅덩어리가 뿜어올리는 기운을 일컬어 바람이라고 한다. 이것이 일지 않으면 몰라도 한번 일기만 하면 온갖 구멍들이 성을 내어 부르짖는다. 너는 그 윙윙하고 멀리서 불어오는 소리를 듣지 않았느냐? 우뚝 솟은 산림의 백 아름드리 큰 나무에는 코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장여 같고, 고리 같고, 호박통 같고, 연못 같고, 웅덩이 같은 구멍들이 패여 있다.
바람이 불면 그것들은 물이 바위에 부딪치듯 쾅쾅 하는 것, 화살이 날 듯 휭휭 하는 것, 꾸짖는 듯한 것, 숨을 들이쉬듯 솔솔 하는 것, 목청을 높여 부르짖는 것, 착 가라앉은 것, 재잘거리는 것 등등으로 소리를 낸다. 앞소리가 부르면 뒷소리가 따라 준다. 작은 바람에는 작게 어울리고, 큰 바람에는 크게 어울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바람이 한번 지나간 뒤에는 그 구멍들은 텅 비게 된다. 그때 너는 그 나무들이 휘청휘청 뒤흔들리다가 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보지 않았느냐?“
바람에게도 참 주인은 있을 터이지만 보이지 않으니, 그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없고, 그것이 작용함을 믿지만 또한 그 형체와 흔적을 볼 수는 없다.
“바람의 참 모습은 소유하지 않는 데 있다.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이 어느 한 사람만의 소유가 아니었을 때, 그것은 살아 숨 쉬며, 이 사람 혹은 저 사람과도 대화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 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집착하지 말라.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라. 그대를 스치고 떠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 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
【출처 : 채근담 자기(子朞) 中에서】
생명은 내 것을 내어줄 때 남의 것으로 되살아난다. 가을에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생명의 씨앗을 뿌려 둔 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언젠가 불쑥 다시 찾아올지 모를 새로운 손님을 위해 바람을 기다린다.
앞소리가 부르면 뒷소리가 “휘휘” 따라가고, 작은 바람에는 작게, 큰 바람에게는 크게 어울릴 줄 아는, 우리 회사 조직의 신바람을 만들어 보자.
김영학 기자
CEO
2026-05-27